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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는 쌀, 밀과 함께 세계 3대 주식 작물로 꼽히는 주요 식량 자원이다. 옥수수까지 합쳐 4대 작물이 인간 칼로리 섭취량의 80%를 차지한다. 원산지는 남미 안데스산맥 일대이지만 16세기 스페인 정복자들이 감자를 유럽에 소개한 이후 전 세계로 급속히 퍼져 이젠 세계인의 식탁에 없어서는 안 되는 작물이 됐다.
세계인들이 즐겨 먹는 감자 음식 가운데 하나가 프렌치프라이다. 20세기 중반부터 대중화한 프렌치프라이 감자는 패스트푸드 체인점을 매개로 토마토케첩과 만나 환상적인 단짝 메뉴가 됐다. 기름지고 짭 nh채움모기지론 짤한 감자 프라이와 시큼하면서도 달짝지근한 케첩이 서로의 단점을 감싸주며 사람들의 미각을 풍성하게 채워준다.
가만히 보면 토마토(tomato)와 감자(potato)는 이름도 비슷하고, 색깔은 다르지만 모양도 비슷하다. 염색체 수는 토마토가 12쌍, 감자가 24쌍으로 두배다. 둘 사이에 무슨 사연이 있는 걸까?
고사장
덩이줄기가 없는 에투베로숨과 덩이줄기가 있는 야생 감자. 중국농업과학원 제공
중국농업과학원 과학자들이 주축이 된 국제연구진이 감자와 토마토 사이에 형성된 깊은 인연의 고리를 찾아냈다.
연구진은 야생 감자와 재배 감자, 감자 유 우리은행 대출금리 사 식물, 야생 토마토의 유전체를 비교 분석한 결과, 900만년 전 남미에서 덩이줄기(tuber) 없는 감자 유사 식물 에투베로숨(Etuberosum)과 토마토 사이에 일어난 자연 교잡(이종교배)의 결과로 감자가 탄생하게 됐다고 국제학술지 셀에 발표했다.
연구를 이끈 중국농업과학원 황산원 박사(게놈생물학)는 “토마토가 감자의 어머니”라며 24시간대출상담 “마침내 감자가 어디에서 왔는지에 대한 수수께끼가 풀렸다”고 말했다. 그는 “이 연구 결과는 서로 다른 종간의 교잡이 어떻게 새로운 형질을 촉발하고, 더 많은 종을 출현시킬 수 있는지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1300만~1400만년 전 토마토와 에투베로숨이 갈라진 뒤 900만 신용불량자 급여 년 전 안데스산맥이 급속히 융기하던 시기에 자연 교잡으로 야생 감자가 출현하고, 이후 다양하게 종이 분화하는 과정을 묘사한 그림. Cell에서 인용
1400만년 전 헤어졌다 500만년 뒤 다시 만나
감자 식물은 겉모양이 칠레에 서식하는 에투베로숨이라는 식물과 매우 비슷하다. 하지만 에투베로숨은 감자와 같은 땅속 덩이줄기가 없다. 계통학적으로 보면 감자는 오히려 토마토와 더 가깝다. 이 때문에 감자의 기원은 지금까지 수수께끼로 남아 있었다.
연구진은 44종의 야생 감자와 3종의 에투베로숨, 15종의 야생 토마토 유전체를 분석해 수수께끼 풀기에 나섰다. 분석 결과 야생 감자에 토마토와 에투베로숨 유전자가 섞여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진은 이런 유전자 구조가 그동안 과학자들이 조사한 재배 감자 450개와 야생 감자 56개 유전체에서 모두 똑같이 나타난다는 걸 발견했다. 둘 사이에 이종교배가 이뤄졌다는 신호다.
연구진은 토마토와 에투베로숨 유전자의 돌연변이 수와 유형을 비교해 교잡의 뿌리를 역추적했다. 그 결과 두 식물은 약 1300만~1400만년 전 공통조상으로부터 갈라져 나온 뒤 각기 쉽게 교배할 수 없을 정도로 진화했으나 약 900만년 전 이 장벽을 뚫고 성공적인 자연 교잡이 이뤄진 것으로 추정됐다.
연구진은 이때 이뤄진 교배에서 덩이줄기를 만드는 감자의 형질이 획득된 것으로 본다. 유전체 분석 결과, 감자에서 덩이를 만드는 스위치 역할을 하는 SP6A 유전자는 토마토에서 유래한 것으로 드러났다. 땅속 덩이줄기의 성장을 조절하는 또다른 감자 유전자 IT1은 에투베로숨에서 유래했다. 두 유전자 중 하나라도 없으면 덩이줄기는 만들어지지 않는다.
시장에 나와 있는 다양한 모양의 감자들. 강력한 환경 적응력 덕분에 감자는 현재 100종 이상으로 분화했다. 위키미디어 코먼스
새로운 감자 품종 개발에 주는 시사점
연구진은 덩이줄기는 두 가지 면에서 초기 감자 식물의 생존에 큰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한편에서는 영양분을 저장해 혹독한 환경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게 해줬고, 다른 한편에서는 꽃가루받이나 씨앗 없이도 무성 생식으로 번식할 수 있도록 해줬다.
이는 초기 감자 식물이 수많은 종으로 분화해가는 데도 한몫했다. 자연 교잡이 이뤄진 900만년 전은 안데스산맥이 빠른 속도로 융기하던 시기였는데, 덩이줄기는 급변하는 환경에 더 잘 적응할 수 있는 버팀목이 돼줬다. 연구진은 이때 초기 야생 감자는 토마토보다 20%, 에투베로숨보다 36% 더 빠르게 새로운 종으로 진화해갔다고 밝혔다. 강력한 생존능력 덕분에 감자는 현재 다양한 환경에서 100종 이상으로 분화했다.
황 박사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해바라기의 경우에서 보듯 교잡은 돌연변이만으로는 얻을 수 없는 유전적 다양성을 만들어냈다”며 “교잡은 단순히 새로운 종을 만들어낸 데서 그치지 않고 환경에 적응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발견이 씨앗으로 번식하는 감자 등 새로운 품종 개발에도 아이디어를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논문 정보
Ancient hybridization underlies tuberization and radiation of the potato lineage.
DOI: 10.1016/j.cell.2025.06.034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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